울진금강소나무숲이 있는 소광리에 와서 534년 된 이 소나무 아래 서니 오랜 세월의 무게가 느껴진다.
3년전 울진금강소나무숲길 1구간을 갈 때 샛재의 조령성황사당에서 본 아래 사진의 금강송도 대단했다.
그러나....
영상과 글로만 대해 본 "울진대왕금강소나무"가 갑자기 떠오른다.
소나무의 궁궐, 울진 금강송 군락지
가운데 해발 900m에 위치(울진군 서면 소광리 산11, 안일왕산 산성터근처)한
千年을 살아 온 대왕금강송!
둘레가 세 아름이 넘는 5m이고, 키는 혹독한 환경 때문에 10m밖에 되지 않지만
하늘과 맞닿은 듯한 기상은 늠름하기 그지없었다 한다.
천길 암벽에 뿌리를 뻗어 동쪽으로는 울진 앞 바다를 내려다 보고,
서쪽으로는 태백산맥의 정기를 받으며 천년을 살아 왔다.
매서운 강풍과 눈보라를 이겨낸다고 키는 10m 밖에 자라지 못했지만
둘레는 성인남자 세 명은 팔을 묶어야 겨우 감싸 안을 수 있다.
놀랍게도 연리지였는데 태백산맥서 내려오는 강한 바람과 동해의 해풍이 맞부딪쳐서
수십만 수백만번을 스치는 동안 송진이 엉겨 두가지가 한데 붙었다.
신이 내린 선물이 아니면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하겠는가.
30년째 소나무를 촬영하는 소나무 사진작가 장국현은 ‘울진대왕금강송’과의 첫 만남을 그렇게 회상했다.
"“2008년 8월 초순이었다. 7월 중순께 울진 소광리로 내려가 사진을 찍고 있었다.
소광리는 조선 숙종 때 벌목을 금하는 황장봉표를세워 송림을 보존한 곳이다.
60도가 넘는 경사지가 첩첩이 이어지고 원시림이 빽빽해 조금만 들어가면 방향조차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8년 전부터 매년 그곳에 두 달 정도 머물며 사진을 찍었다.
그날도 영감이 떠올라 마을 사람들과 소나무를 찾아 나섰다.
7시간쯤 올라갔을까,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능선을 올려다 보니 멀리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무서울 정도였다. 커다란 호랑이 같았다.
조금 더 접근하니 숨이 막혔다. 정신을 잃을 정도였다. 소나무의 기운이 엄청났다.
무서워서 다가갈 수 없었다. 한동안 혼절한 듯멈췄다가 정신을 가다듬었다.
배낭에서 음식을 꺼내 놓고 예를 갖춘 뒤에야 가까이 갈 수 있었다.
대단한 나무들 다 봤지만 신송은 그렇게 무섭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는 울진대왕금강송을 6년 전 천신만고 끝에 발견했다 한다.
작가는 “이 소나무는 깊은 산 속에서 호랑이처럼 숨어서
1천년을 살아온 신송神松이며 행운을 안겨준다는 연리지송이다.
이 소나무를 담은 사진은 2012년 파리전시 때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나도 저 신송을 꼭 만나보고 싶다.
단 몇명의 산객들로 구성하여 안일왕산에 몰래 들어가 그를 만나보고 싶다.
엄청난 기운으로 혼절할 듯 무서운 저 대왕금강송을...
그리고 2012년 태풍 볼라벤으로 쓰러져 다시 볼 수 없어 아쉬운 괴산의 왕소나무
"세월이 흐를수록 나무는 점점 더 아름다워집니다.
늙으면서 아름다워질 수 있는 유일한 생명체입니다.
늘 변함없는 나무를 보며, 사람도 조금 더 느리게 살아가는 것만이
스스로 아름다움을 갖출 수 있는 유일한 지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