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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밝은세상

16/01/30-"벌써 8년이나 됐다구요?

'십일조 내듯' 시흥 주민센터에 8년째 배달된 미담(米談)

등록 일시 [2016-01-30 10:37:29]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지난 28일 오전 9시 금천구 시흥5동 주민센터 앞.

10t 트럭이 미끄러지듯이 주민센터 앞에 도착했다. 트럭에는 10kg짜리 쌀 1350포가 빼곡하게 들어찼다. 주민센터 직원들은 익숙한 웃음으로 트럭을 타고 온 중년의 남성을 맞이했다.

쌀을 싣고 온 이는 시흥동에서 은행나무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노수봉 대표. 노 대표는 지난 2009년부터 마트 운영을 통해 얻은 수익의 10%를 설을 앞둔 소외계층을 위해 주민센터에 기탁하고 있다.

장기 경기침체의 그늘에서 노 대표가 운영하는 은행나무마트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십일조를 내듯 8년 동안 한해를 거르지 않고 사랑의 쌀을 전달하고 있다.

시흥5동 주민센터는 이날 노 대표의 선행을 기리기 위해 '사랑의 백미 나눔 행사'를 열었다.

노 대표는 극구 사양했지만 최소한의 성의라도 표현해야 한다며 주민센터측이 이 행사를 마련했다.

차성수 금천구청장도 직원들과 함께 직접 귀한 쌀을 나르며 노 대표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박수갈채를 받은 노 대표는 "벌써 8년이나 됐다구요? 매년 기부하고 있지만 횟수를 세어보진 않았습니다"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노 대표는 "지역주민이 우리 마트를 많이 이용해 주신데 감사하는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기부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민들께 받은 사랑을 작은 나눔으로 계속해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전달된 쌀은 시흥5동 주민센터와 시흥2동 주민센터에 골고루 나눠진다.

금천구 관계자는 "경기불황으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커져가고 있는데도 8년 동안 계속해서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은행나무마트에 감사드린다"며 "기탁 받은 쌀은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저소득어르신 등 생활이 어려운 관내 저소득 가정에 전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불 꺼진 방에서 켠 촛불이 더 빛나듯, 경기불황의 캄캄한 어둠 속에서 노 대표의 이웃사랑이 주변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sds110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