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生老病死·弱肉强食·健康百歲

16/01/09- 나이에 0.7를 곱해- 언제나 청년으로 살아라..

추하게 늙지 말라, 늘 청년으로 살라

 

입력 : 2016.01.08 03:00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출근하니 책상에 연하장이 놓여 있었습니다. 샘터사 김성구 대표가 보낸 것입니다. "얼마 전 90살 생신을 맞으신 아버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 스스로도 다짐하는 말입니다. 모두가 추하게 늙지 말기 바랍니다.' '늙은 나이'가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앞으로 남은 삶을 잘 살아야 합니다. 맑은 정신과 건강한 몸으로 2016년을 사시길 빕니다."


김재순 전(前) 국회의장의 말씀을 전하신 연하장을 읽다 보니 '추함과 늙음, 청년'이라는 단어들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늙어서 추해지는 것을 '노추(老醜)'라 해서 옛 사람들이 가장 경계했습니다. 하지만 추한 것이 왜 노인에게만 해당되겠습니까. 나이가 어려도 마음이 추할 수 있고, 청장년도 얼마든지 행동이 추해질 수 있겠지요. 사실 주위를 보면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사람, 추한 사람이 많습니다. 의학의 발달로 청년 얼굴을 하고 있지만 마음은 추할 대로 추해진 사람들 말입니다. 나도 경계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박완서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안녕하세요. 제 별명이 '박완서 동생'입니다. 조금 큰 앞니와 처진 눈매 덕에 선한 인상을 지닌 선생님을 제가 많이 닮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시작하는 편지를 선생님께 보낸 뒤 누님과 동생의 인연이 맺어졌습니다. 2009년 같습니다. 아차산 아래 선생님의 노란색 집으로 처음 찾아간 날입니다. 초인종을 누르니 바로 들어오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선생님은 잔디밭에 철퍼덕 앉아 잡초를 뽑고 계셨습니다. "잡초처럼 살련다는 뜻이 무언지 이제 알겠어요. 정말 끈질긴 생명력이에요. 며칠 딴 데 정신 팔면 온통 잡초밭이 돼요. 잡초 뽑다 보면 딴생각을 하지 않고 집중할 수 있어 좋아요."

70대 후반의 선생님은 소녀 같았습니다. 잡초를 쥐고 웃는 모습을 보며 노인도 참 아름다울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올해 몇이유?" "마흔일곱 살 됐습니다." "참 좋은 나이예요. 청년이네요. 그 나이면 뭐든 할 수 있을 텐데…." 저는 마흔을 넘기면서 흰머리 생기고 눈가에 주름도 잡혀서 슬퍼했습니다. 그런데 청년이라니…. "옛날에는 환갑을 넘기지 못하고 절반은 죽었는데 이제 환갑이면 한창이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나이에 0.7을 곱해야 자기 나이예요. 이제부터 서른다섯 청년으로 사세요." 한 대 맞은 것 같았습니다.

세상 다 산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해오다가 선생님 말씀에 감동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불혹(不惑)에 등단해 여든 살에도 컴퓨터로 글을 쓰신 선생님은 영원한 청년이었습니다. 새해를 맞으며 추하게 늙지 말고 청년으로 살라는 두 어른 말씀을 새겨봅니다.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카테고리 > 生老病死·弱肉强食·健康百歲'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01/13-중국보다 인도가 ....  (0) 2016.01.13
16/01/10-'4분의 기적' 심폐소생술-  (0) 2016.01.10
16/01/07-우리집 식단에 추가되는 "아마씨"와 파인애플 발효액  (0) 2016.01.07
16/01/01- 평균수명 증가로 은퇴 후 주어진 시간이 늘어나고 있지만-노인들의 ‘무료한 나날’ -이래서야 어디...  (0) 2016.01.01
15/12/31-修想錄-참살이를 찿아서-(2)일한다는 것은-활동한다는 것  (0) 2015.12.31